[회원기고] 이태원 참사 분향소 운영 종료식 및 “별들의 집” 개소식 후기 / 이영규
이태원 참사 분향소 운영 종료식 및 “별들의 집” 개소식 후기
이영규 (민변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TF)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처음 방문했을 때, 분향소는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 광장에 있었다. 2023년 1월, 추운 겨울이었고 참사가 발생 후 100일이 채 되지 않은 시기였다. 극우 단체는 분향소 옆에 자리잡고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을 내뱉었다. 유가족과 극우 단체 사이에 선 경찰은 159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지키지 못한 국가의 모습이었다.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 다시금 떠올랐다.
2024년, 변호사시험을 마치고 분향소를 다시 찾았을 때는 분향소가 서울시청 광장으로 옮겨져 있었다. 시청 앞은 밝고 활기찼으며 분향소 옆에서는 늘 행사가 열렸다. 사람들은 행사를 즐기다가도 분향소를 들러 애도를 표하곤 했다.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은 쑥스러운 듯 다가와 보라 리본을 가져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이제 분향소는 운영을 종료하고 실내 기억공간으로 이전하게 됐다. 분향소 운영 종료식에서 영정사진을 들고 부림빌딩으로 이동하는 유가족들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가족의 영정사진을 세 번째로 다시 들고 떠밀리듯 흘러가야 하는 유가족의 마음은 무엇일까. 유가족의 뒤로 시민들이 함께했다.
기억공간 “별들의 집”에는 영정사진 대신 희생자들이 밝게 웃고 있는 사진이 전시됐다. 비록 임시공간이지만, 생각보다 밝고 예쁘게 꾸며진 모습에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지나가던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이태원을 기억해달라고 설명할 수 있었던 서울시청 광장이 좋을 것 같다가도, 유가족들이 이곳에서 위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랐다. 만나본 유가족들도 기억공간에 대해 양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분은 “우리 아이들은 서울시청 광장에서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할텐데…”라고 아쉬워하셨고, 다른 분은 “그래도 유가족들이 편히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좋다”고 하셨다.
유가족들이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한 것처럼, 우리 민변 10.29 이태원 참사 TF도 2기를 맞이했다. 특별법이 통과되었고, 곧 조사위원회가 열릴 것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온전한 진상규명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까지 유가족들과 연대하는 일일 것이다. 유가족들에게 10월 29일의 이태원이 잊혀지지 않았으며, 우리가 계속해서 기억하고 있다는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기억공간 “별들의 집”을 자주 찾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이것이 바로 유가족들과 오래도록 함께 걸어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별들의 집 내부 기억공간
10.29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공간 “별들의 집” 시민개방시간
– 화요일~토요일 매일 10:00~19:00 시민개방
– 주소: 서울 중구 남대문로9길 부림빌딩 1층